당뇨망막병증_ 혈당과 근시

45세 남자가 최근 당뇨를 진단받은 후 당뇨망막병증 검진을 위해 내원하였습니다. 고혈압 등 다른 전신질환은 없었고, 하루 전 내과에서 진단받을 당시 당화혈색소가 14.1 이었습니다. 
나안시력은 양안 0.6이었고, 세극등현미경검사에서 전안부에 이상 소견은 없었습니다. 

굴절검사 결과 
R) -1.50 -0.25 10
L) -1.25 -0.25 165

로 약간의 근시가 있는 거 외에 다른 이상은 없었습니다. 
산동 후 시행한 안저검사에서도 당뇨로 인한 망막이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현재 혈당 조절이 전혀 되지 않고 있으니, 혈당조절을 철저히 할 것과 최소 1년에 한번은 안저검사를 받으시라고 권유드렸습니다. 

열흘 뒤 가까운 글씨가 안 보인다는 증상으로 환자가 다시 내원하였습니다. 오히려 원거리 시력이 좋아진 반면, 예전에 잘 보이던 핸드폰 문자가 안 보인다고 하였습니다. 

나안시력은 양안 모두 1.0이었고, 전안부 검사에서 이상 소견은 없었습니다. 
굴절검사 수치를 보니 아래와 같았습니다. 

R) -0.25 -0.25 15
L) +0.25 -0.50 160

가장 앞쪽의 수치가 굴절력을 나타내는데, 열흘 전 -1.50, -1.25에 비해 낮아진 소견입니다. 
즉, 열흘 전 굴절검사 수치에서 보였던 근시가 없어져 정시에 가까운 상태였습니다. 
조절되지 않던 혈당이 최근 치료 시작과 동시에 급격하게 낮아지면서 원시성 변화를 가져온 것입니다. 

수정체 내 당 성분의 증가는 수정체의 투명도, 굴절력 및 조절력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수정체 섬유소에 부종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급격히 혈당이 높아지는 경우에 수정체 섬유소 부종으로 인해 근시성 변화가 생기는 경우가 있으며, 이 환자에서처럼 급격한 혈당저하가 그 반대로의 변화, 즉 원시성 변화를 일으키기도 합니다. 

환자분께는 급격한 혈당조절로 인한 일시적인 변화라고 설명드리고 안심시켜 드렸습니다. 

한달 후 경과 관찰 시, 나안시력은 양안 모두 0.5, 굴절검사는 아래와 같습니다. 

R) -1.75 -0.25 20
L) -1.50 -0.50 170

다시 근시가 생겼고, 이전과 비슷한 정도의 수치입니다. 환자는 예전처럼 가까운 글씨가 잘 보인다고 하시며 웃으며 돌아가셨습니다. 

글쓴이: SNU청안과 김태완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