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절맥락막혈관병증

64세 남자가 타병원에서 망막에 물이 찼다는 진단을 받고 의뢰되었습니다. 평소 건강하며 당뇨를 2년전 진단받았으나, 당조절은 비교적 잘 된다고 하였습니다. 고혈압 등 다른 전신질환은 없었습니다. 
교정시력은 우안 0.5, 좌안 0.9였고, 전안부 검사에서 양안 경도의 백내장 소견 있었습니다. 산동후 시행한 안저검사에서 아래 사진과 같은 소견을 보였습니다. 

좌안은 당뇨망막증도 없고 이상이 없었으나, 우안에는 황반부 아래에 망막하액과 함께 망막하출혈이 관찰되었습니다. 
빛간섭단층촬영에서도 황반부 아래에 망막하액이 관찰됩니다. 위 사진은 우안, 아래 사진은 정상소견인 좌안의 모습입니다. 

60세 이상인 환자가 전신질환으로 당뇨가 있지만, 반대편 눈이 정상이고, 시력저하된 눈에 망막하액과 망막하출혈이 있을 때 가장 먼저 나이관련황반변성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혈관조영검사를 시행했습니다. 

형광안저혈관조영검사에서는 우안 황반의 아래쪽에 누출 (과형광)이 보입니다. 과형광 주변의 저형광 부분은 안저사진에서 망막하출혈이 있던 부위로 생각됩니다. 후기로 갈수록 누출이 심해지고 또렷해지는 양상입니다. 
망막 아래 맥락막의 병변을 더 잘 관찰하기 위해 인도시아닌그린형광안저혈관조영검사를 시행했습니다. 

초기 모습인 좌측 사진을 보시면, 동그란 포도송이 모양의 과형광 병변들이 보이고, 주변으로 분지혈관망이 보입니다. 후기 (우측 사진)까지 과형광이 보이고 있습니다. 
혈관조영검사에서 보였던 과형광 부위를 자세히 보기 위해 다시 빛간섭단층촬영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과형광으로 보였던 부위를 자세히 보면, 저음영의 망막하액, 색소상피박리와 망막아래에 고음영의 결절이 보이고 있습니다. 
이 환자의 진단은, 인도시아닌그린형광안저혈관조영에서 가지를 치는 분지혈관망과 그 끝부위에 확장된 결절을 보이는 특징을 갖는 결절맥락막혈관병증입니다. 
내원 당일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를 유리체강내로 주사하였습니다. 혈관신생 나이관련황반변성의 치료처럼 항혈관내피세포성장인자 주사 단독치료가 이 질환의 주된 치료입니다만, 치료반응이 미흡하거나 잦은 주사를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광역학치료를 병합하여 사용하기도 합니다. 
 결절맥락막혈관병증은 전형적인 혈관신생 나이관련황반변성과 비교하여, 섬유화 반은이 적게 일어나고 진행이 더디어 전반적인 시력 예후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반복적인 출혈이나 삼출 변화로 만성, 재발성 경과를 가지는 경우, 결국에는 망막색소상피 위축 및 섬유화 반흔으로 시력 예후가 나쁜 경우도 있습니다. 결절맥락막혈관병증에서 출혈, 삼출은 대개 활동성 결절에서 일어나며, 활동성 결절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자연 퇴행되거나 재발할 수 있고, 분지혈관망은 계속 자랍니다. 정기적인 관찰과 함께 적절한 치료로 시력저하를 막아야 하는 만성적인 질환입니다. 

글쓴이: SNU청안과 김태완 원장